혼자 살면 무슨 재민겨?

오늘 먼 길 떠난 후배 광호에게

파라오배 2015. 10. 20. 13:29

광호야 그 동안 힘들었지?

이제 편히 쉬어라

니 간다고 별스럽게 새벽에 깨어 잠을 못이루었나 보다.

니 먼길 떠나는 줄도 모르고 왜 그런가 했다.

 

와이프랑 아이 두고 떠나려니 발걸음이 안 떨어지지?

산 사람은 또 어떻게 살아가겠지.

너무 걱정마라.

 

슬픔도 풍화가 된단다.

바람에도 날리고, 비에도 젖고

그러면서 점점 희미해질거야.

그 때 쯤이면 또 다른 슬픔이 슬쩍 너에 대한 슬픔을 밀어낼거야.

그래서 더  슬퍼지겠지만,

그렇다고 너무 서운해하지는 말아라

그게 다 사람 일인 것을.

 

그 동안 너 많이 잊고 살아서 미안하다.

그래도 오늘은 네 생각 많이 할게.

잘 가라, 광호야~

 

얼마 전 대학 후배 광호가 세상을 떠났다.

몇 년동안이나 병석에 누워 있었다. 병원에 있을 때나 집에서 요양할 때 한 번도 얼굴을 보지 못했다.

그 때도 보지 못했고, 그가 떠나는 날도 일을 핑계로 가 보지 못했다.

사람 사는 도리를 못하고 산다.

무엇이 될 것인가가 아니라 어떻게 살 것인가를 생각하며 살라고 후배들에게 말하면서도,

정작 나는 그러지 못하고 산다.

머리에서 가슴까지의 여행이 세상에서 가장 먼 여행이라던데

여전히 난 그 여행길 중간쯤에 머물러 있음이다.

그래도 때론 가슴이 아픈 건 내 삶의 여행도 분명 가슴 가까이 와 있다는 것이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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