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탄재 함부로 발로 차지 마라
너는
누구에게 한 번이라도 뜨거운 사람이었느냐
안도현의 시다.
요즘 아이들은 연탄을 잘 모르겠지만, 우리 세대는 연탄을 잘 안다. 연탄의 편리함이나 고마움을 안다기 보다는 연탄이 꺼졌을 때, 갈아야 할 연탄이 없을 때의 불편함이 얼마나 큰지를 겪었기 때문이다. 연탄을 제 때 갈아서 꺼지지 않도록 세심한 신경을 써야한다. 살림을 하는 어머니가 주로 챙기는 일이지만 가끔 나에게나 또는 형, 동생에게 그 임무가 주어질 때가 있다. 그런 일을 제대로 하지 못하면 어머니에게서 뿐만아니라 가족 구성원으로부터의 비난도 감수해야한다. 지금 생각해보면 그것도 하나의 추억거리지만 어느 추운 겨울날의 그 때는 단지 그리운 그 때 그 시절인 것만은 아니었다.
고마움이던 불편함이던 연탄이 소중한 존재였다는 건 편리해진 지금에 생각해도 맞는 말이다. 아주 가끔 연탄가스로 인하여 목숨을 잃는 안타까운 일도 있었지만, 연탄 한 장에 의지해 추운 겨울을 이겨내는 사람들도 많았다. 기름이나 전기 보일러가 흔한 지금도 연탄이 절실한 사람들이 많다고 한다. 경제 발전의 과실을 모든 사람들이 나누지 못한다는 것이 또한 찬바람 부는 겨울같은 현실인 모양이다.
사람을 연탄으로 비유해보면 50대를 바라보는 나는 절반을 조금 넘게 탔다고 보면 되겠다. 절반 넘게 타는 동안 나는 무엇을 데웠던가? 누구에게 온기와 따뜻함을 주었던가? 절반의 나를 태워 오는 동안 나는 누구에게 한 번이라도 뜨거운 사람이었던 적이 있는가? 안도현의 시를 읽으며 그런 생각이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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