혼자 살면 무슨 재민겨?

투명인간

파라오배 2009. 11. 17. 13:39

마눌이 집에 일찍 들어 오지 말라고 한다.

뭐 심각하게 얘기 한 건 아니지만 그냥 흘려 듣기엔 기분이 별로 좋지 않다.

아침에 아이들도 나를 본 둥 만 둥이다.

작은 녀석은 언제 나갔는지 모르겠고,

큰 애도 시큰둥이다.

 

다음달 초에 기말고사가 있단다.

어제는 모처럼 일찍 가서 공부하는 거 봐 준다고 하다 열을 좀 냈더니...

한 동안 잘 참고(?) 왔는데...

 

공부가 그렇게 어렵고 안될까 싶다가도

괜시리 공부 때문에 스트레스 받고 힘들어 하는 것 보다는 건강한게 최고지.

그러다가도 성적표를 보면 또 달라지고...

이런게 부모 마음이라면서 스스로 위안을 삼기도 하지만

이해가 안되기는 안된다, 정말.

 

작은애에게 큰 소리치고,

분위기 싸~하게 만들고,

큰 애는 말도 없이 슬쩍 가서 누워버리고,

마눌은 말도 않고 혼자 들어가 자 버리고,

베란다에 나가 모처럼 담배 한 대 피웠다.

 

야단맞고 풀죽어 자는 애들 보는 마음도 찢어지지만,

나도 슬프다.

이 집에서 내 존재는 무엇인가하는 생각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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