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말에 남해를 다녀왔다.
경남으로 내려 온 후에, 귀국 후에 차를 타고 가족 모두 여행을 간 것이 처음이다.
(지난 번 석가탄신일에 거제도 가다가 4시간 동안 차 밀리는 통에 고생하다 중간에 돌아온 것 빼고..)
남해 고속도로의 차량 정체 때문에 아침 일찍 출발해야 한다고, 할거라고 생각했으면서도 10시에 출발했다.
교육청에 세워 놓은 차 가지러 갔다가, 새벽 김밥 산다고 줄을 한 20분 정도 서 있는 바람에 늦어져 버렸다.
창원대로에서 동마산IC로 올라가지 않고 소계터널을 지나 북창원IC로 올라갔는데 톨게이트 통과하자 마자 막히기 시작했다.
칠원IC까지 35KM를 가는데 2시간 반이 걸렸다.
칠원IC에서 대구 쪽으로 빠져 다시 함안IC로 올라왔다.
좀 돌긴 했어도 길이 막히지 않아서 선택을 잘 했다 싶다^^
예전에는 남해를 갈려면 진주-사천-하동에서 남해대교를 지났는데
네비게이션이 가리키는 길이 사천 쪽이라 좀 의아했다.
새로 생긴 창선삼천포대교를 지나 가게 되어 있어서 길이 훨씬 단축되었다.
다리 위에서 잠깐 쉬었는데 한국의 아름다운 길 100선에 선정될 만큼 아름다웠다.
섬과 섬사이를 연결한 5개의 다리가 바르거나 둥글게, 쪽빛 바다와 함께 어우러진 모습을 상상해 보라.
2시 20분경에 남해 금산 제2주차장에 도착.(주차비 4,000원)
결국 창원을 출발하여 110KM를 4시간 20분(점심 30분 포함)만에 도착한 것이다.
그 곳에서 남산보리암 입구 주차장까지 9KM가 좀 넘는데
차를 가지고 갈 수도 있고, 마을버스를 타고 갈수도 있다.(마을버스 1인당 1,000원)
기다렸다. 한 20여분 기다린 후에 차를 몰고 입구 주차장까지 올라갔다.
(마을버스를 무료로 운영하면 될텐데 하는 아쉬움)
보리암까지는 1km 남짓(입장료 아니 문화재관람료 1,000원, 500원)
약간 흐린 날씨에 안개가 끼어 운치를 더했다.
바로 정상까지 올라가기가 아쉬워 상사바위 쪽으로 갔다 다시 돌아왔다.
딸아이들은 연신투덜거렸다. 그래도 큰애는 눈치껏 말없이...^*^
산 위에 여기저기 걸터앉은 바위들의 품새가 환상적이다.
이름들도 다 있다. 대장봉, 만장대, 삼불암, 천계암 등등
다시 돌아와 정상인 망대에 올라섰다.
산등성이를 따라 뻗어있는 산의 자태가 곱다.
저 멀리 상주해수욕장 너머 바다가 보이고 드문드문 아낙네처럼 수줍어 하는 작은 섬들이 머리만 살짝 내밀고들 있다.
이곳에서 숙소로 정한 미조까지는 20여km.
고등학교 친구 동수가 살던 곳이 미조 조금 못가 송정이다.
병호가 몰던 1톤 트럭을 타고 여러번 왔었다.
송정 밤 바닷가에서 모닥불도 피워 놓고 놀던 그 때의 추억이 새롭다.
울산 어디에서 약사를 한다는 그 친구는 연락을 끊은지 오래다.
이유는 다들 모른다.
미조리조트는 멸치 어판장을 지나 바닷가 끝이다.
키를 받아 들어선 입구에서 창문 건너 바다가 보였다.(주말엔 1박에 7만원)
밖에서 보는 것 보다는 전망이 좋아 다행이라는 마눌과 아이들의 격려(?) 속에 일단 안심.
여장을 풀고 빌려온 낚시대를 들도 방파제로 나갔다.
서너시간 낚시 끝에 잡은 거라곤 작은 딸 유인이가 어떨결에 잡은 노래미 새끼 한 마리.
괜시리 빌려온 낚시대만 뿌러뜨렸다.
저녁은 인근 식당에서 먹었다.
멸치회(작은 것 2만원), 갈치조림(작은 것 2만원)을 시켰다.
멸치회는 먹어보지 않은 것이라 걱정을 했는데 생각보다 맛있었다.
가시도 없고 야채와 버무린 맛이 부드러웠다.
(아이들은 깻잎조림이 최고라고 하고, 난 전구지부침개가 더 나은 듯^^)
좋은 안주 덕에 소주도 몇 잔.
"처음 먹는다며 걱정하더니 다 드셨구만, 허허" 아주머니 한 마디.
저녁 먹고 바다를 보며 숙소로 돌아오는 길이 참 행복했다.
모처럼 아이들에게 "아빠"의 모습을 보여 준 것 같아 뿌듯하기도 하고.
다음 날은 아침에 일어나자 마자 컵라면을 하나씩 끓여 먹고 바로 출발.
8시가 채 되지 않았다.
상쾌한 아침 공기를 마시며,
이슬 머금은 실록의 산들을 바라보며,
클래식 음악을 들으며 달리던 그 길에서,
난, 머리 속을 하얗게 비울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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