혼자 살면 무슨 재민겨?

하루가 간다.

파라오배 2007. 2. 6. 02:20

"나의 하루를 가만히~ 닫아 주던 너..."

노래방을 안가긴 안 간 모양이다.

그렇게 자주 부르고 좋아하던 노래 가사도 단 한줄 밖에 생각이 나지 않는 걸 보니...

 

8시 40분 정도면 학교에 도착한다.

차에서 내려 숙직하던 밀라드와 다하에게 밤새 아무일 없었는지 확인한다.

건물 출입문은 나 보다 일찍 출근하는 영어 선생 Cindi가 열어 놓는다.

1층 영어 교실을 잠시 들러 Laura와 Cindi랑 인사를 나눈 후 사무실로 올라간다.

노트북을 켜고, 커피를 한 잔 마신다.

커피 잔을 들도 복도로 나가 창문을 열고 잔디밭을 내려다 보는 이 순간이 참 행복하다.

이내 스쿨버스가 도착하고 한 두 녀석이 나를 올려다 보고서는 인사를 한다.

순박한 아이들이다.

 

오늘은 어제 왔다간 에어컨 수리업자들이 다시 오는 날이다.

소음이 심한 교장실이랑 작동이 잘 안되는 3학년 교실 에어컨을 새 것으로 교체하기로 했으니,

미리 돈을 준비해 두어야 한다.

이집트에서는 돈을 줘야 물건을 주니까.

운전수 Ahmd랑 사무일도 보는 아랍어 선생 David를 시켜 환전을 해 오게했다.

간 김에 복사 용지 3박스랑 팩스에 들어가는 잉크도 구입해 오게했다.

 

어제 집에서 마무리한 올해 결산서 보고 공문을 만들어 교육부에, 대사관에 보낸다.

체육관 개선 공사를 도와 줄 자문위원들에게 회의 날짜를 정할 메일을 보낸다.

위원장에겐 전화를 두 번이나 했는데도 받지를 않는다. 출장이라도 가셨는지...

 

에어컨 수리공이 왔다.

새 것은 Comfirm(가격에 대한 O.K)을 해 줘야 온단다.

David에게 대리점에 전화하게 하고, 수리공 하는 일도 점검하게 한다.

 

한국에서 전화가 왔다.

전학서류 때문에 온 전화다.

우리가 보낸 공문에 적힌 전화번호에 잘못이 있어 한참 헤맸단다.

다시 알려주고 팩스를 기다린다.

몇 장이 끊어져 들어오고, 다시 통화해서 다 받고 담당선생님께 넘겨준다.

 

화장실을 가는데 아이들이 손을 씻고 온다.

벌써 점심 시간이 모양이다.

아내가 싸 준 도시락을 혼자 먹는다.

인터넷 뉴스를 켜 놓고 혼자 먹는 점심이 좋은 건 아니지만 그래도 어쩌랴.

피할 수 없으면 즐기는 수 밖에...

 

월요일은 특활 음악이 있는 날인데 한 선생이 제 시각에 오질 않았다.

전화해서 확인하고 그 반 아이들 어찌하고 있나 내려가 본다.

담임 선생님께 잠시 지도하라 이르고 교실들을 한 바퀴 둘러 본다.

악기를 가지고 오지 않은 아이, 큰 바이올린을 바꿔 오라해도 그냥 온 아이를 불러 꾸중을 하고.

새로 온 아이들 특활반을 확인해서 배정한다.

학년이 마칠 시점이니 평가서를 작성하게 평가지를 나눠 주라고 음악담당 선생님께 지시한다.

클라리넷 선생 Eric은 퇴근길에 주고 간다.

 

새 에어컨을 가지고 왔다.

어디에 어떻게 설치할 것인지 안내를 하고, 내일 다시 오라하고 대금을 지급하고 돌려 보낸다.

수리공은 잘 했는지 다시 교실을 돌며 확인하고, 부족한 것은 재 작업하도록 이른다.

 

하교시각이다.

교장실 정리를 하고 나오는데 Omar가 잔디밭 급수 시설 수리 일로 인부 두 명을 데리고 와 있다.

비도 부슬부슬 오는데가 바람이 많이 분다.

땅을 파고, 파이프를 연결하는 모습이 안되어 보인다.

퇴근하려다 Ahmed를 시켜 따뜻한 음식을 좀 사오라 이르고 다시 교장실로 와서 기다린다.

다시 나와 퇴근하는데 인부들이 고맙다고 인사를 한다.

일이나 야무지게 해 줬으면....

 

참기름 사러 한국식당에 들렀더니 한솔엄마가 일전에 얘기한 미술학원 명함을 준다.

새 학년도에 미술 특활을 할 사람을 구하는 중인데 그 학원이다.

오면서 전화해서 내일 만나기로 약속을 한다.

 

제 시각에 못가게 되면 다시 전화하겠다는 말도 잊지 않은 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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