혼자 살면 무슨 재민겨?

여전한 국정감사

파라오배 2017. 10. 12. 23:26

오늘은 교육부 국정감사 하는 날이다.

국회가 정부를 견제하는 수단이고 삼권분립의 강력한 기능이기도 하다.

한 두달 전부터 감사자료 제출하느라 정부부처는 다들 바쁘다.

업무에 따라서 자료제출이 없는 곳도 있기는 하지만,

요구자료 정리, 예상질의 답변서 작성, 제출자료와 관련한 언론보도에도 일일이 대응해야 한다.

이 때쯤에는 학교들도 입이 나온다. 자료 제출 요구가 일선 학교까지 내려가기 때문이다.


어제는 어김없이 '대기'하는 날이었다.

오늘 국감이 있으니, 의원들의 질문지를 미리 의원실에서 받아 답변서를 작성해야 한다.

각 부처에는 그런 일만 전담하는 국회팀이 별도로 있다.

초저녁에 몇 몇 의원들의 질문지가 나오기도 하지만,

경우에 따라서는 아주 늦게, 때로는 날이 넘어 새벽에 나오기도 한다.

질문지를 만드는 보좌관들이나

그 질문지를 다 입수하기 위해 의원실을 드나드는 우리부 국회팀 직원들이나

모든 의원들의 질문지가 다 나오기를, 나오자 마자 답변서를 써야하는 본부 직원들이나

힘들기는 마찬가지일게다.

어제는 새벽 2시, 정확히 오늘 새벽 2시에 퇴근했다가 8시 반에 출근했다.

최종적으로 정리하는 직원은 아예 날을 샌다.

그런 오늘도 국감은 언제 마칠지 모른다.

잠시 짬을 내어 이 글을 쓰고 있는 이 시각, 국감은 정회다.

역사 국정교과서와 관련한 여론찬반명부의 열람 문제로 여야가 첨예하게 대립하고 있다.

정치지형의 변화에 따라 여야가 바뀌었으니, 모든 사안에 대해서도 입장이 바뀌었다.

당연한 일이지만, 그 변화의 시점이 그리 오래지 않은 일이고 보니 다소 생경하기도 하다.


국감을 접할 때 마다 드는 생각이지만,

이기는 자는 듣는 자다. 그리고 참는 자다.

자기 말만 앞세우고, 흥분하고 화를 내면 언제나 진다.

뜻을 관철할 수 있을 것 같아도 아무 소득이 없다.

요즘엔 자기 PR시대라고 하면 자신을 적극적으로 홍보해야 살아남는다고들 한다.

민주시민의 자질 중에서 토론 문화를 중시하며 적극적으로 자신의 의사를 표현하는 걸 중요하게 생각한다. 또렷하고 논리정연한 말로 상대방을 설득하고 자신의 의사를 관철시키는 것이 승자라는 거다.

하지만 그런 사람이 많은 세상에서는 오히려 절제하는 사람이 더 눈이 띈다.

절제하는 사람은 겉으로 드러나는 것보다 그 내면에 들어있는 것이 얼마나 되는지 짐작이 되지 않는 사람이다.

그런 사람들이 말을 할 때는 다른 사람들이 함부로 끼어들지 못한다. 조용한 말에 힘이 있기 때문이다.

마티아스 뇔케가 쓴 <조용히 이기는 사람들>이라는 책에 그런 얘기들이 많다.

누구나 아는 전략이지만 막상 닥치면 실행이 쉽지만은 않은 전략이기도 하다.


눈이 까칠까칠한 날이다.

오래 앉아 있으니, 허리 상태는 더 나빠진다.

지금 시각, 저녁 11시 28분.

TV로 보이는 국감장은 여전히 비었다. 언제 다시 시작할지...오늘도 날을 넘기지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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